국제정세 불확실성 고조로 금값이 상승하면서 한국거래소(KRX) 금시장도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. 하반기 들어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금 투자 관련 각종 상장지수펀드(ETF)까지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중이다.
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KRX금시장의 상반기 금 거래대금은 총 879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(6283억원)보다 40% 증가했다. 거래량은 8962kg으로 작년의 7786kg보다 15% 늘었다. 이 기간 개인투자자의 거래 비중이 42.9%로 가장 컸으며 기관(39.7%)과 실물사업자(15.7%)가 뒤를 이었다. KRX금시장에서 거래되는 금 가격도 크게 늘었다. 지난달 말 기준 KRX금시장 내 금 1kg 종목 가격은 1g당 10만3410원으로 지난해 말의 8만6340원보다 20% 상승했다.
한국거래소 관계자는 “KRX금시장은 1g 단위로 소액투자가 가능하고 세제혜택으로 거래비용이 낮아 주목받고 있다”며 “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요 안전자산인 금 수요가 늘어나며 시장이 커지는 중”이라고 말했다.
하반기 들어 금 투자하는 ETF의 가격도 상승세다. 유일한 금 현물 ETF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금현물 ETF는 이달 들어 4.11% 상승했다. 환 헤지 형식의 금선물 상품인 KODEX 골드선물(H)(3.12%)과 TIGER 골드선물(H)(3.28%) 도 3%대 수익률을 봤다. 금선물의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(합성 H)은 6.19% 뛰었다.
올해 상장한 금 채굴 기업 ETF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중이다. 지난 1월 상장한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 ETF는 이달 들어 11.18%의 수익률을 나타냈다.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 ETF는 다른 금 투자 ETF와는 달리 정기적으로 배당에 따른 분배금을 취할 수 있다.
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금값의 호조세에 각종 금 투자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. 상반기에는 해외 중앙은행의 ‘탈달러’ 행보와 러시아·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토대로 높은 이익을 거둘 수 있었다. 하반기에는 미국의 기준 금리 조기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금값 상승을 떠받치고 있다.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(CPI) 상승률이 시장 전망보다 낮게 나오는 등 인플레이션이 진정세를 보이자 미 기준금리가 올해 3차례 인하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.
최근엔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 강경 우파 세력이 약진하고, ‘트럼프 피습’까지 벌어지면서 금 등의 안전 자산 선호를 부추기고 있다.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“하반기에 금리 하락과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금 등 귀금속에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될 전망이다”라고 분석했다.